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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칼럼] ITF 태권도의 펀치는 살아있다. WT의 펀치도?:월드무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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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칼럼] ITF 태권도의 펀치는 살아있다. WT의 펀치도?

태권도 경기의 재미를 주먹에서 찾아보다

권석무 기자 | 기사입력 2023/09/23 [10:50]

[태권도 칼럼] ITF 태권도의 펀치는 살아있다. WT의 펀치도?

태권도 경기의 재미를 주먹에서 찾아보다

권석무 기자 | 입력 : 2023/09/23 [10:50]

▲ '2023 바쿠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핀급(-46kg) 결승전에서 [청]레나 스토이코비치(크로아티아·21)가 [홍]씨껜 캄몬착녹(태국·17)에게 주먹 공격을 가하고 있다. (사진= 권석무) © 권석무 기자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대회가 연이어 개최되었다. 리용선 총재의 ITF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8월 15일부터 30일까지 세계선수권대회를, 최중화 총재의 ITF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9월 8일부터 10일까지 월드게임을 개최했다.

 

여기서 어느 계열의 ITF 태권도가 정통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논의하지는 않겠다. 한 가지 공통적 사실은 ITF 태권도의 맞서기(겨루기)는 관객들에게 흥미진진함을 선사하는 재밌는 경기라는 점이다.

 

▲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제22회 I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출처= The Korea Times]  © 권석무 기자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의 겨루기 경기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지 23년이 되어가며 이제는 공공연하게 ‘스포츠 태권도(sports taekwondo)’라고 불린다. 무예·무술·무도로써의 태권도가 본연의 가치를 잃어간다는 스포츠화 부정론은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WT 스포츠 태권도 겨루기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경기가 재미 없다는 사실이다.

 

경기가 재미 없다면 올림픽 스포츠로써도, 프로 스포츠로써도 더 이상의 가망이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는 올림픽 스포츠로써 폭력성과 선수 부상 가능성을 현격하게 줄이면서도 역동적이며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재밌는 경기를 운영하라는 넌센스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와 같이 상대방을 직접 타격하는 격투 스포츠는 이러한 주문이 너무 가혹할 따름이다. 그렇게 태권도 겨루기는 타격이 있지만, 타격이 없는 경기가 되어버렸다.

 

▲ 세계태권도연맹(WT)의 겨루기는 발차기에 극한으로 집중되어있다.  (사진= 권석무) © 권석무 기자

 

특히, 필자는 올림픽공인종목협의회(ARISF)에 소속된 국제무에타이협회연맹(회장 삭차이 탑수완, IFMA)의 대회를 취재하면서 강력한 타격이 주를 이루는 무에타이 경기와 태권도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권도는 현재 글로벌 스포츠 종목으로써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3년의 역사와 더불어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까운 대회 운영과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단 한 가지, 경기의 재미를 빼고 말이다.

 

그러던 가운데 ITF 태권도의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었다. 태권도 경기가 이렇게 박진감 넘치면서 다음 경기가 기다려지는 것이었을까? 한참 경기에 집중해서 관람하던 도중 의문이 떠올랐다. WT와 ITF 경기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필자의 답은 펀치(punch)였다.

 

주먹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때린다는 행위는 격투(combat)라는 인간 신체활동 가운데 가장 원초적이며 기본적인 요소였으리라. 그런데 WT 태권도 겨루기에서 이러한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이전부터 태권도의 정체성(identity)은 발차기에 있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하지만 현재 WT의 올림픽 스타일 태권도에서는 더 이상 발차기만을 통한 경기의 화끈함과 박진감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전자호구(electronic scoring systems)를 태권도에서 도로 물리기란 여러 사안을 놓고 보았을 때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더욱 재밌는 태권도 경기에 대한 모색은 전자호구 사용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고민해야만 한다.

 

그 해답을 ITF 태권도의 맞서기 경기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WT 태권도 겨루기에서도 주먹으로 상대의 머리를 가격할 수 있다면 분명 더욱 박진감 넘치는 그림이 연출되리라 예상된다. 물론, 지금의 ITF 태권도 맞서기와 세계카라테연맹(WKF) 방식의 쿠미테에서 사용되는 라이트 컨텍(light contact)을 그대로 차용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에 여기서 전자호구를 활용하면 어떨까? 헤드기어를 일본 쿠도(空道)에서 사용하는 슈퍼세이프(super safe) 가드와 같은 형태로 변경해 얼굴 정면으로 들어오는 주먹 공격의 전자식 점수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물론 기술적 논의와 개발이 필요하겠지만, 기술적으로도 터무니 없는 요구는 아닐 것이다.

 

▲ 쿠도(空道)에서 사용하는 슈퍼세이프(super safe) 안면 가드. 

 

본디 태권도(跆拳道)는 발(跆)과 주먹(拳)을 사용하는 무예다. 극단적으로 발차기에 치중되어왔던 WT 태권도 겨루기의 비중을 주먹으로 다소 옮긴다고 해서 그 정체성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반발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발차기 위주의 겨루기 방식에 익숙한 선수들과 평생을 그러한 방식으로 수련하고 지도해온 지도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주먹 안면 타격 허용 겨루기 도입이란 분명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IOC 또한 완벽하게 선수의 안전이 확보되었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행위를 폭력적, 혹은 복싱과의 이미지 중복으로 보아 예상 외로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태권도 제도권은 더욱 영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겨루기 방식에 대한 테스트 성격의 경기대회를 단계적으로 개최하고, 현역 선수들과 일선 지도자들이 급작스럽게 도입된 겨루기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상황을 피해야만 한다. 즉, 태권도 선수가 펀치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적응 기간을 두어야만 한다. 섣불리 도입을 추진했다간 태권도 경력이 짧은 킥복싱, 무에타이 출신 선수들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입상을 휩쓰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IOC가 우려를 표명한다면, ITF와의 교류 및 협력을 명분으로 세울 수도 있다. 이미 WT 조정원 총재는 지난 2018년 11월, 평양에서 ITF 리용선 총재와 양 단체 간의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WT와 ITF를 매개로 남북 평화의 메시지를 던지는 과도기적 성격으로써 새로운 겨루기 방식 도입을 어필한다면 충분히 설득이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개최된 '2023 ITF 스포츠 태권도 제1회 월드게임'의 맞서기 경기 모습.  (사진= 권석무) © 권석무 기자


반드시 필자가 제시한 겨루기 방식이 새롭게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 정식종목 태권도 겨루기 경기가 재미가 없다는 치명적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이러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그 해결책의 물꼬를 배다른 형제 격의 ITF 태권도에서 모색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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