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혼없는 선택

칠금관광지-세계무술테마공원-유엔평화공원-세계무술공원-탄금공원

2022-12-23     편집부


충주시가 세계무술공원을 '탄금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달 공원 공모를 시작으로 최종 결정된 이름이 '탄금공원'이라고 한다. 이 지역은 칠금관광지-세계무술테마공원-유엔평화공원-세계무술공원-탄금공원으로 이름만 5번째 변경된 것이다. 이렇게 이름을 바뀐 것도 그 내막을 보면 충주시장이 바뀔때마다 동네북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가 끝나고 충북도지사가 당선되면서 무예사업 중단을 선언하자, 충주시장은 기다렸다는듯이 국가정원을 내세우며 세계무술공원 명칭변경, 세계무술박물관 용도변경, 전통무예진흥시설 설계 중단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무예계에서는 충주시장에 대해 영혼없는 시장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이시종지사의 눈치를 보느라 무예사업을 억지로 끌고 갔다거나, 새로운 지사의 레이크 파크사업에 적극 동참해 탄금공원을 살리겠다는 등 도지사가 누구냐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무예지우기를 놓고 택견세계화를 주장한바도 있다. 그러나 실제 택견세계화에 대한 로드맵도 없는 상태이고 내년 예산도 동결되는 등 말로만 택견세계화이지, 속내는 택견역시 무예지우기의 숨은 무예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충주시가 무예지우기에 혈안인 가운데, 타 지자체의 무예진흥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지자체들은 전통무예진흥조례를 제정하고 무예진흥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충주가 주력으로 지원하던 택견역시 결련택견이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충주 택견과 경쟁적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주시의 무예지우기는 충주로서는 독이 될 것이고, 타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기회다. 어렵게 20여년을 무예도시로 만들어낸  충주시의 성과를 공론의 장도 없이 단체장의 말 한마디로 백지화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충주가 무예를 통해 국제적 지위를 가진 기구 유치와 해외 관광객이 늘어난 반면, 무예지우기로 충주시가 다시 고립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