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술의 한국화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 출판됐다.
이 책은 네덜란드에 거주하면서 한국무예연구소(KIMA: Korean Institute for Martial Arts)와 네덜란드십팔기협회(Dutch Sibpalki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최복규 박사가 저술한 것이다.
일본 검술은 동아시아 문명사에서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고대부터 일본은 중국과 조선의 선진 문명을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일본 검술은 16세기 이래 중국과 조선으로 전해지는 문화 역전 현상을 보였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근대화한 검도 역시 한국으로 전해졌다.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아픔을 겪은 한국 사회에서 ‘일본 검술’을 객관적으로 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과거를 왜곡해 현재의 모습을 빛나게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한다. 일본 검술 유파는 어떻게 등장했으며, 일본 검술은 어떻게 중국과 한국에 전해졌는가?, 일본 검술은 어떻게 조선의 무예로 편입되었으며,그 무예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근대 격검의 등장과 검술체조화, 그리고 무술 근대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한국의 민족주의와 조우한 일본 검도는 어떻게 한국 고유 검술을 주장하게 되었는가?, 일본 검술의 한국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는 세부 주제로 다루었다.
저자는 동아시아의 무예 전통의 흐름 속에서 일본 검술의 전파를 밝히기 위해서 집필되었다. 일본 검술은 크게 세 단계로 한국에 유입되었다. 중국화한 일본 검술인 장도, 김체건에 의해 도입된 왜검, 그리고 구한말 근대화된 일본 검술인 격검. 하지만 일본 검술은 이 땅에 들어와서 변화하며, 적응하고,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여름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무술 여름 학교에서의 최복규박사(가운데) @ 사진출처 hwarang.eu
최복규 박사는 서강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졸업할 무렵 무예를 평생의 화두로 삼겠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꿨다. 서울대학교에서 전통 무예와 《무예도보통지》에 관한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영산대학교 동양무예학과 학과장, 레이던대학교(Leiden University) 지역학연구소의 방문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는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한국무예연구소(KIMA: Korean Institute for Martial Arts)와 네덜란드십팔기협회(Dutch Sibpalki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다.
최박사의 저술과 연구로는〈《무예도보통지》 권법 연구〉, 〈《기효신서》 판본에 관한 연구〉, 〈태권도 전사(前史)로서 택견 사료 해석〉, 〈태권도 전사(前史)로서 수박(手搏) 사료 해석〉, 〈일본 검술의 한국 전파〉(영문), 〈책으로 무술을 배울 수 있는가? - 전승과 복원을 통한 한국 무예서(書)의 부흥〉(영문) 등 다수의 논문과 《조선 중기 무예서 연구》(공저), 《무림고수를 찾아서》(공저), 《한국의 전통무예 십팔기》, 《권법 바이블: 《기효신서》를 통해 본 고전 권법》(201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명저) 등의 책을 썼다. <저작권자 ⓒ 월드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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